한눈에 보기
칠레홍학은 홍학목 홍학과 홍학속의 독립된 종이다. 몸길이는 약 105~130cm이고 수컷이 암컷보다 조금 크다. 깃털은 연한 분홍색이며 날개를 펼치면 검은 날개깃과 진홍색 덮깃이 드러난다. 다리는 회색이지만 발목과 발, 무릎처럼 보이는 관절 부위에는 선명한 분홍빛이 돈다.
페루와 볼리비아에서 칠레·아르헨티나를 거쳐 파타고니아와 티에라델푸에고까지 분포하고 일부는 우루과이와 브라질 남부로 이동한다. 머리를 거꾸로 한 채 부리의 빗살 구조로 물과 진흙에서 조류·동물플랑크톤·곤충 유충을 거른다. 현재 IUCN 적색목록에서는 준위협종으로 평가된다.
생김새와 구별
긴 목과 다리를 편 성체의 몸길이는 약 105~130cm이고 몸무게는 대체로 2~3kg이다. 몸은 옅은 분홍색이며 먹이에서 얻은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깃털에 쌓여 색이 만들어진다. 날개를 접으면 연분홍색이 주로 보이지만 펼치면 짙은 분홍색 덮깃과 검은 날개깃이 강한 대비를 이룬다.
부리는 아래로 굽고 밑부분은 희거나 연분홍색이며 끝부분 절반 이상이 검다. 다리는 큰홍학의 분홍 다리와 달리 회색빛이고 관절과 발에 붉은 띠가 나타난다. 세 앞발가락 사이의 물갈퀴는 부드러운 진흙에서 몸을 받치고 헤엄칠 때 쓰이며, 어린 새는 회갈색 깃을 지니다 여러 해에 걸쳐 분홍색이 짙어진다.
분포와 서식지
남아메리카의 페루 남부와 볼리비아에서 칠레·아르헨티나 전역, 파라과이와 파타고니아를 거쳐 티에라델푸에고까지 분포한다. 번식기와 비번식기의 이동 범위가 다르고 일부는 안데스 고원의 호수와 해안 습지 사이를 수백 킬로미터 이동해 우루과이와 브라질 남부에도 나타난다.
얕은 염호와 알칼리호, 기수 석호, 하구와 갯벌처럼 넓고 탁 트인 습지를 이용한다. 물높이와 염분, 먹이 밀도가 변하면 무리가 다른 습지로 옮겨가므로 한 장소만 보호해서는 생활사를 지키기 어렵다. 번식에는 육상 포식자가 접근하기 힘든 얕은 물속 진흙섬과 안정된 수위가 필요하다.
먹이와 부리
규조류와 남세균을 비롯한 미세조류, 동물플랑크톤, 소형 갑각류, 곤충 유충과 연체동물을 먹는다. 먹이에 든 카로티노이드는 깃털의 분홍색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먹이 조성은 염분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며 염호에서는 염수새우 같은 작은 무척추동물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
머리를 물속에 거꾸로 넣고 부리를 좌우로 쓸며 혀를 펌프처럼 움직여 물과 진흙을 빨아들인다. 부리 가장자리의 촘촘한 빗살은 먹이 입자를 붙잡고 물만 밖으로 내보낸다. 발로 바닥을 천천히 밟아 퇴적물을 휘저으면 묻혀 있던 먹이가 떠오르며, 여러 새가 나란히 움직여 넓은 얕은 물을 훑는다.
무리와 이동
수십 마리에서 수천 마리가 함께 먹고 쉬며 번식하는 사회성 높은 새다. 무리 생활은 탁 트인 습지에서 포식자를 빨리 발견하고 좋은 먹이터와 안전한 휴식처를 찾는 데 유리하다. 이륙할 때는 긴 다리로 물 위를 달리며 속도를 얻고, 비행 중에는 목과 다리를 앞뒤로 곧게 편다.
번식기가 다가오면 여러 개체가 동시에 머리를 좌우로 흔들고 날개를 펼치며 행진하는 집단 구애를 한다. 이런 동작은 짝을 이루는 시기를 맞추고 군집의 번식을 동기화한다. 밤이나 날씨가 선선할 때 큰 무리가 다른 호수로 이동하며, 고도와 기상에 따라 안데스 산맥의 고개와 넓은 평원을 넘기도 한다.
번식과 성장
암수는 얕은 물의 진흙을 부리로 끌어모아 꼭대기가 오목한 원뿔형 둥지를 함께 만든다. 대개 한 개의 흰 알을 낳고 번갈아 품으며, 둥지가 물에 잠기거나 마른 땅과 연결되면 알과 새끼가 위험해진다. 번식 성공은 강수량과 수위, 먹이 조건에 따라 해마다 크게 달라진다.
새끼는 회색 솜털과 곧은 부리로 태어나며 며칠 뒤 둥지를 떠나 또래가 모인 큰 탁아 무리에 합류한다. 부모는 울음으로 자신의 새끼를 찾아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 크롭밀크를 먹인다. 부리는 성장하면서 아래로 굽고 여과 구조가 발달하며, 분홍 깃은 먹이를 스스로 먹기 시작한 뒤 여러 해에 걸쳐 완성된다.
보전과 공존
칠레홍학은 IUCN 적색목록에서 준위협종으로 평가되며 앞으로 세 세대 동안 비교적 빠른 감소가 예상된다. 알 채취와 사냥, 습지 배수와 오염, 관광객의 접근, 전선 충돌이 위협이다. 안데스 염호에서는 광물·리튬 채굴과 지하수 사용, 기후변화가 수위와 먹이망을 바꿀 수 있다.
번식지의 완충구역을 넓게 두고 드론과 차량, 보행자의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 한 습지의 수위뿐 아니라 계절마다 이어지는 먹이터와 휴식처의 연결망을 보호하고, 물 사용과 채굴의 누적 영향을 조사하는 일이 중요하다. 야생 무리를 먹이로 유인하거나 가까이 날려 보내지 말고 쌍안경으로 충분한 거리에서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