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북극고래는 수염고래과 북극고래속에 남아 있는 유일한 종이다. 등지느러미가 없어 해빙 바로 아래를 이동하기 쉽고, 머리 윗부분으로 얇은 얼음을 깨 숨구멍을 만들 수 있어 영어로는 활 모양 머리를 뜻하는 보우헤드고래라고 부른다.

상업 포경으로 많은 집단이 급감했지만 서부 북극 집단은 장기간의 보호 아래 크게 회복되었다. 북극 원주민 공동체에는 오랫동안 중요한 식량이자 문화의 일부였으며, 일부 지역의 생계 포경은 국제적으로 정한 한도와 공동체 관리 아래 이루어진다.

생김새와 구별

성체는 대체로 길이 약 14~18m이며 매우 큰 개체는 몸무게가 약 90t에 이를 수 있다. 몸은 검거나 짙은 회색이고 아래턱과 꼬리자루에는 흰 무늬가 나타난다. 몸통은 둥글고 등지느러미가 없으며 가슴지느러미는 비교적 짧고 넓다.

몸길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한 머리와 높게 굽은 위턱이 가장 뚜렷한 특징이다. 피부 아래에는 두께가 약 50cm에 이를 수 있는 지방층이 있어 혹한에서 열 손실을 줄인다. 길이 4m가 넘는 수염판은 고래류 가운데 가장 길며 매우 작은 먹이를 거르는 데 알맞다.

분포와 서식지

북반구의 북극해와 그 주변 아북극 바다에만 분포하며 베링·축치·보퍼트해, 캐나다 북극권과 그린란드 주변, 오호츠크해 등에서 여러 집단으로 나뉜다. 계절에 따라 해빙 가장자리와 열린 물길을 따라 이동한다.

여름에는 얼음이 물러난 북쪽 바다에서 먹이를 찾고, 겨울에는 해빙 속의 숨구멍과 폴리냐를 이용한다. 거대한 머리로 두께 약 18cm의 얼음을 깨고 숨을 쉴 수 있지만, 급격한 얼음 이동으로 열린 물길이 닫히면 갇힐 위험도 있다.

먹이와 여과

요각류와 난바다곤쟁이류 같은 작은 갑각류를 주로 먹고 지역에 따라 크릴과 그 밖의 동물플랑크톤도 이용한다. 입을 벌린 채 천천히 헤엄쳐 물을 받아들이고, 촘촘하고 긴 수염판으로 먹이를 걸러 혀로 삼킨다.

해저 가까이와 물기둥 속, 수면에서 모두 먹이를 찾으며 때로 여러 마리가 나란히 헤엄쳐 먹이가 밀집한 물을 통과한다. 북극의 해류와 해빙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 생산성 변화는 플랑크톤의 종류와 밀도를 바꾸므로 먹이 이동과 고래의 계절 이동도 함께 달라진다.

소리와 장수

탁한 물과 얼음 아래에서는 시각보다 소리가 중요하다. 북극고래는 낮은 신음과 맥박음부터 복잡한 노래까지 다양한 소리를 내며, 번식기에는 여러 형태의 노래가 기록된다. 소리로 멀리 떨어진 동료와 연락하고 얼음 환경을 파악한다.

눈의 수정체와 몸속 조직에 대한 연구, 오래된 작살촉이 박힌 개체의 발견은 일부 북극고래가 200년 넘게 살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느린 성장과 긴 수명은 북극 환경에 적응한 결과지만, 성체가 줄어들면 개체군이 회복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번식과 성장

암컷은 약 13~14개월의 임신 뒤 보통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출산은 대체로 봄철 이동 시기에 일어나며 새끼는 태어날 때 길이가 약 4m이고 지방이 풍부한 젖을 먹으며 빠르게 성장한다.

어미와 새끼는 이동하는 동안 가까이 붙어 다니고 새끼는 약 1년 동안 젖을 먹을 수 있다. 암컷의 출산 간격은 보통 여러 해에 이르며 성적으로 성숙하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려, 북극고래의 자연적인 번식 속도는 빠르지 않다.

보전과 공존

북극고래는 전 세계적으로 IUCN 적색목록에서 관심대상으로 평가되지만 집단별 회복 정도는 크게 다르다. 어구 얽힘과 선박 충돌, 수중 소음, 오염물질과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먹이 변화가 주요 위협이다.

이동 시기와 해빙 가장자리에서 선박 속도와 소음을 줄이고, 얽힘 위험이 낮은 어구를 사용하며 집단별 장기 조사를 이어가야 한다. 보전 정책은 북극 원주민의 전통 지식과 법적으로 관리되는 생계 이용을 존중하면서 고래 개체군의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