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보라개구리는 보라개구리과에 속하는 개구리로, 성체가 과학적으로 정식 기재된 것은 2003년이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에게는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며, 독특한 흡착성 입을 지닌 올챙이도 성체가 기재되기 훨씬 전부터 기록되어 있었다.
땅속 생활에 특화된 성체와 급류에서 성장하는 올챙이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생활사는 축축한 산림 토양과 우기에 물이 흐르는 암반성 계류가 함께 유지되어야만 완성될 수 있다.
생김새와 구별
성체의 몸길이는 주둥이 끝에서 항문까지 약 5.3~9.0cm이며, 암컷이 수컷보다 대체로 크다. 몸통은 둥글고 불룩하지만 머리와 눈은 몸에 비해 매우 작다. 짧고 뾰족한 주둥이는 앞으로 돌출되어 있으며, 끝부분에 희끄무레한 돌기가 있어 돼지의 코와 비슷하게 보인다.
등과 옆구리는 짙은 자회색·자갈색 또는 흑갈색을 띠고 피부 표면은 비교적 매끄럽다. 외부에서 보이는 고막이 없으며, 팔다리는 짧지만 굵고 강하다. 뒷발에는 흙을 뒤로 밀어내는 단단한 돌기가 발달해 있어 멀리 뛰기보다는 땅을 파고 이동하는 데 적합하다.
분포와 서식지
보라개구리는 인도 남서부 서고츠산맥의 케랄라주와 타밀나두주에 자연적으로 분포하는 인도 고유종이다. 상록수림과 습윤 낙엽수림뿐 아니라 나무 그늘과 적절한 토양 환경이 남아 있는 일부 이차림과 카다멈·커피 농장에서도 발견된다.
성체는 낙엽과 부식질이 풍부하고 축축하면서 공기가 잘 통하는 부드러운 토양에서 생활한다. 번식에는 우기가 시작될 때 물이 흐르는 바위투성이 계류가 필요하다. 특히 그늘진 암반 웅덩이와 바위틈은 산란 장소로 이용되며, 얕고 빠른 물살이 흐르는 바위 표면은 올챙이의 성장 공간이 된다.
사냥과 먹이
성체는 땅속에서 흰개미와 개미를 비롯한 작은 곤충과 무척추동물을 찾아 먹는다. 뾰족한 주둥이로 흙과 좁은 틈을 헤치고, 작은 입과 혀를 이용해 흰개미 통로나 나무뿌리 주변에 있는 먹이를 붙잡는다.
올챙이의 식성은 성체와 다르다. 올챙이는 흡착판처럼 발달한 입으로 물에 잠긴 바위에 붙은 채 바위 표면의 조류와 미생물, 부착된 유기물을 긁어 먹는다. 먹이를 먹는 동안에도 바위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강한 물살에 휩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번식과 성장
번식은 우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내리는 비와 함께 짧고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수컷은 계류 주변의 땅속 굴이나 얇은 흙층 아래에서 울어 암컷을 부른다. 암수가 짝을 이루면 암컷이 작은 수컷을 등에 업은 채 산란 장소로 이동한다.
알은 급류와 연결된 그늘진 암반 웅덩이나 바위틈에 덩어리 또는 줄 모양으로 놓인다. 부화한 올챙이는 흡착성 입으로 바위에 달라붙어 흐르는 물속에서 성장한다. 약 100~120일이 지나면 어린 개구리로 변태하며, 변태가 끝나갈 무렵부터 흙을 파고 땅속생활을 시작한다.
생태적 역할
성체는 흰개미와 개미 등 토양 속 무척추동물을 잡아먹으며 산림 토양의 먹이관계에 참여한다. 반대로 알과 올챙이는 수서곤충과 물고기 등의 먹이가 되고, 지표로 나온 성체는 뱀과 조류를 비롯한 여러 포식자의 먹이가 될 수 있다.
올챙이가 바위 표면의 조류와 유기물을 긁어 먹는 행동은 계류 안의 부착생물 군집과 물질 순환에도 영향을 준다. 땅속에서 생활하는 성체와 급류에서 자라는 올챙이는 하나의 종이 산림 토양과 계류 생태계를 연결하는 독특한 생활사를 보여 준다.
보전과 관찰
산림 개간과 농경지 확대, 도로·소형 댐 건설, 채광, 농약 사용과 계류의 물길 변화는 보라개구리의 생활 공간을 훼손할 수 있다. 특히 번식지로 이동하는 성체가 도로에서 차량에 치이거나, 댐과 토사가 산란 장소를 덮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성체와 올챙이의 채취도 특정 번식 집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보라개구리를 보호하려면 성체가 생활하는 축축한 토양과 올챙이가 자라는 계류를 함께 보전해야 한다. 번식기에 관찰할 때는 개체를 땅속에서 파내거나 바위를 뒤집지 말고, 계류에 들어가 알과 올챙이를 밟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울음소리와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모습을 멀리서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